이틀 전 호굴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시즌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느낌을 또 받으러 이주일 만에 찾은 호굴!  여전히 알파인 타기에는 썩 좋은 슬로프 상태는 아니었지만 아주 쬐끔이라도 달릴 요량으로 주행을 시작했읍니다. 하지만 수회 타도 썩 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간만에 찾은데다가 슬로프 상태가 워낙  타기 어려워서 그려려니 하고 뭉게고 있는데 급기야는 그곳 알파인 코치가 오셔서 '알파인은 그렇게 프리스타일 타듯이 하시는게 아니에요...'하는 충격적인 조언을 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어? 그정도는 아니어야 하는데'하면서 의기소침하여 '맞아! 호굴은 알파인 타기엔.. 하지만 혹시 그나마 자세가 망가질까?' 염려되어 프리스타일로 바꿔서 처녀 점프 연습한답시고 조그만 둔턱서 하염없시 엄청 굴렀습니다. 끝나고  정비하며 제 두개의 쌍칼을 무심코 쳐다보는 순간 앗! 이럴수가!!  알파인 뒷발 반딩이 평소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로우 앵글로 돌아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헐~
    전 알파인은 57/54,  프리는 30/0 도로 타는데 알파인 뒷발이 거의 24도로 돌아가 있었던 겁니다. 알파인 바인딩을 온도가 높은 곳에서 조이고 저온인 곳에 오래 있으면 금속이 수축하면서 헐거워 질수 있고 그래서 바인딩이 돌아가면 보통 뒷발이 로우 앵글로 돌아간다는 얘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야금야금 많이 돌아간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뒷발의 앵글이 54도서 0도 근처로  변해가면서 저의 자세도 알파인에서 프리스타일로 자동적으로 바꿔 간 것이었던 겁니다. 주인이 늘상 술집에 간다고 자동으로 그곳으로 인도하였다가 죽임을 당햇다는 김유신의 말이 괜스리 생각이 나더군요. 그렇다고 제가 반딩에 가혹 행위를 한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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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날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호굴을 다시 찾아 추측이 맞다는 확인을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왜냐구요? 제가 나름대로  이제까지 만든 알파인 자세는 저에겐 소중하니까요..

    알파인 타다 영 아닐 때 한번은 뒤발 바인딩이 반란을 일으키진 않았나 봐주는 센스는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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